2009년 9월 1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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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세라세라 Que Sera Sera

Ⅰ. 전시 개요
- 작 가 : 이은우, 양아치
- 기 간 : 2009년 9월 18일(수)~11월 1일(일)
- 장 소 : the room (토탈미술관 내 프로젝트 스페이스)
- 아티스트 토크 : 2009년 9월 28일(월) 3시
- 개관 요일 및 시간 : 화요일-일요일, 11: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II. 전시 내용
양아치가 만들어낸 커다란 황금과 이은우가 만들어낸 별들의 수많은 조합은 마치 자가 증식하는 바이러스와 같다. 전시장 안에 덩그러니 걸려 있는 양아치의 황금 덩어리 안의 목소리는 그 자체만으로는 뜬금없는 중얼거림이나 할 짓거리 없는 농과 같다. 하지만 이것이 황금이라는 욕망 덩어리와 결합하는 순간 커다란 비밀을 담은 암호문처럼 느껴진다. 사실 알고 봤더니 단순히 황금 칠한 덩어리와 농지거리라 할지라도 말이다. 아니, 사실은 이 사회에 덩그러니 던지는 한마디일지도 모른다. 마치 숙주와 접하기 전에는 무생물 상태이나 숙주 세포와 접하게 되면 자신을 복제해 내기 시작하는 바이러스처럼. 이런 혼란스러움을 더욱 조장하는 데에는 바이러스의 변종과도 같은 이은우의 별들도 한몫하다.
바이러스란 놈이 자신을 단순히 복제해 내는데 그치지 않고 수많은 변종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하나의 단순한 별모양일 뿐이었던 어떤 도형은 돌연변이화 한다. 이은우의 별들은 군집의 형태로 전시공간 안을 가득 채우며 헤쳐 모여 있다. 언뜻 규칙적으로 무한히 증대하는 것만 같은 이 별들을 잘 살펴보면 별과 별 사이에서 떠오르는 희미한 형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별들이 가진 다양한 색에 의해 더욱 다이나믹하게 드러나고 사라지고를 반복한다. 시각적 영역들 사이의 틈 속에도 이 바이러스가 침투해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별들의 조합은 그 영역을 나누는 여러 모양에 의해 하나의 커다란 군집을 이루고 이것은 또 다른 형태를 낳는다.
바이러스는 자가 증식을 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변종을 만들어내고 이 변종은 또 다른 변종을 만들어 낸다. 양아치의 황금빛 루머 덩어리도, 이은우의 별 같지 않은 별들도 이미 돌연변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원형인지, 돌연변이인지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들이 퍼뜨리려 하는 것에 어떤 목적성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것은 각각의 동떨어진 바이러스들 사이 희미한 선들이 읽혀지기 때문이 아닐까. 이 선들을 읽어낼 수 있다면 두 작가의 바이러스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정말 그것이 가능하다면 역으로 바이러스가 침투된 대상의 실체 또한 읽어낼 수 있으리라. (글. 서원석)

■ the room은 2009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공동 기획자 이여운, 서원석, 서준호가 전시 진행하는 큐레이터 인큐베이팅 스페이스이다.